김혜련 Korea, 1964
김혜련 작가는 서울대학교에서 미술이론, 베를린 예술종합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적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이다. 그녀는 주로 훈민정음을 소재로 한국적 조형 요소를 재해석하거나, 작품 속 추상 기호를 통해 회화의 새로운 언어적 가능성을 탐색해왔다. 빠르고 역동적인 붓질과 느리고 정적인 붓질이 조화를 이루며 화면 위에서 독특한 리듬감을 형성하는 그의 작업은, 동서양의 경계를 초월한 새로운 미학을 제시했다. 이렇듯 그녀는 동양화를 배우지 않았음에도 특정한 화법에 얽매이지 않고 동서양을 구분하는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그녀의 실험적 시도는 한국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동시대적인 조형 언어를 창조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