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명 Korea, 1971
2007년부터 시작된 천성명의 ‘그림자를 삼키다’는 정오에서 밤을 거쳐 새벽을 맞이하고 아침에서 다시 정오로 돌아오는 되풀이 될 수 없는 ‘하루’의 반복에 관한 이야기이다. 오늘 하루가 지나 어제가 되고, 어제가 지나 오늘이 되고 또 다시 오늘 하루가 지나면 내일은 또 다시 오늘을 맞이하는 즉, 다시 시작할 수 없는 '오늘'의 반복이다. 그러한 '오늘 하루'를 작가는 마치 연극 무대 위에서 비극인지 희극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을 재연함으로써, 관객의 예지 속 시공간에서 사건 전개가 가능하게 하는 것 이다. 그의 이야기 속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내'는 작가 자신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것은 단순한 개인의 입장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매개물로 객관적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며 스스로의 존재에 따라다니는 그림자는 비극적 운명의 굴레 또는 다른 대상물을 통해 비추어 봐야만 자신 스스로를 볼 수 있는 인간의 한계와 불안정한 정체성 등을 나타낸다.